<내사랑 내곁에> 루게릭병 그리고 김명민

Posted by winstock
2010.02.05 10:46 Etc



 

내사랑 내곁에(2009)

<내 사랑 내 곁에>는 이름조차 생소한 루게릭병을 처음으로 조명하는 영화다.
루게릭병과 힘겨운 사투를 벌이는 종우(김명민)와 그의 곁을 지키는 지수(하지원)의 심금을 울리는 이야기를 통해, 아직까지 치료법이 없어 사회적 관심이 절실한 루게릭병에 따뜻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기존의 신파스토리와는 차별화된 눈물과 감동을 보였다.

 

루게릭병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하는 질환으로 대뇌 겉질(피질)의 위운동신경세포(upper motor neuron, 상위운동신경세포)와 뇌줄기 및 척수의 아래운동신경세포(lower motor neuron) 모두가 점차적으로 파괴되는 특징을 보인다. 임상 증상은 서서히 진행되는 사지의 위약(weakness, 쇠약) 및 위축으로 시작하고, 병이 진행되면서 결국 호흡근 마비로 수년 내에 사망에 이르게 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일 년에 10만 명당 약 1~2명에게서 루게릭병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게릭병은 50대 후반부터 발병이 증가하며, 남성이 여성에 비해 1.4~2.5배 정도 더 발병률이 높다.

- 제공 : 서울대학교 병원

(영국의 천재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21세 나이에 루게릭병 진단을 받고 1~2년 밖에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발병 후 50년이 가까운 지금까지도 생존한 기적 같은 사례로 남은 그는, 가슴에 파이프를 꽂아 호흡하고 음성합성기를 통해 대화하는 힘겨운 상황에서도 아인슈타인 이래 가장 뛰어난 이론 물리학자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드라마<불멸의 이순신>, <하얀 거탑>, <무방비도시>, <베토벤 바이러스> 등 출연작마다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되는 명캐릭터들을 탄생시켜 온 천의 얼굴 김명민. 그가 이번엔 루게릭 환자 백종우 역할로 스크린 평정에 나섰다. 김명민은 캐릭터를 철저히 연구한 뒤 자기 자신을 완전히 지우고 맡은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되는 ‘메소드 연기’를 고집하는 연기자. 이번에도 그는 촬영 수개월 전부터 루게릭병에 대한 자료조사는 물론 실제 루게릭 환자들과 주치의를 정기적으로 방문해가며 치밀하게 캐릭터를 연구했다. 또한 실제 루게릭병 환자들의 병 진행과정에 맞춰 손동작, 발동작, 표정 등이 어떻게 미묘하게 다른지 까지 분석해 연기에 반영하는가 하면, 촬영기간 동안 180cm의 장신 키에 체중이 52k가 되기까지, 무려 20kg 이상을 감량하는 놀라운 집념을 보였다. 촬영 막바지엔 건강을 염려한 제작진이 감량을 만류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지만, 불면증, 저혈당 증세로 고통 받는 와중에도 캐릭터를 위해 감량을 포기하지 않았던 김명민에게 박진표 감독은 ‘괴물’이라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연기를 위해 육체적 정신적 한계에 도전한 김명민의 치열한 연기 열정은, 영화<내 사랑 내 곁에>의 백미다.  

 


김명민의 연기력을 흠모하던 본인으로서는, 굉장히 기대되는 영화였다.
루게릭에 걸린 환자를 완벽히 소화하려는 그의 열정에 이 영화를 놓칠 수가 없었다. 영화건 드라마건 처음 10분을 보면 재미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다는 친구녀석, '김명민의 노력이 너무 안타깝다'라고 말을 하기 시작했다. 김명민과 하지원의 만남에서 그가 사귀자고 할 때까지의 그 시간이 짧아서였을까? 친절하지 못한 설명으로 처음부터 조금 어색했다. 계속해서 영화에 집중하려고 하지만, 흐름없이 이어지는 스토리와 꼭 필요한가 싶은 베드신과, 그 가까운 장면들이 눈살을 지푸리게 했다. 오히려 두 사람 사이에 사랑 이야기의 정도가 조금 적고 병실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나, 김명민 자체의 내면 이야기나, 투병 생활에 좀 더 초점이 맞춰졌다면 더 좋았을까? 배우 '김명민'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서 이영화를 선택했는데, 이 영화는 엉성한 편집이나 시나리오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연성 없는 스토리로 '백종우' 캐릭터에 빠져들게 하는 것을 방해하는 수준이었다. <하얀거탑>, <베토벤바이러스> 에서나 봤던 김명민의 모습을 다시 찾아 보려고 했으나, 김명민이 노력한 바에 비해 털끝정도?도 그런 모습을 찾기 힘들었다. 안타깝다. 하지만 <너는 내 운명>, <그놈 목소리>을 이미 만들어낸 박진표 감독의 또다른 작품을 기대해본다.